임성근(오른쪽)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헌법재판소, 대법원, 대검찰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2024.10.25./사진=뉴시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채 해병 순직 사건에 대한 경찰 이첩 보류 지시를 내리기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종섭 전 장관 변호인은 21일 오전 "(채 해병 특검팀에 발송한) 의견서에 2023년 7월31일 윤 전 대통령과의 전화한 게 맞고 군을 걱정하는 우려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 해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 전 장관에게 걸려 온 번호 '02-800-7070'의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었단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54분쯤 이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아 2분 48초간 통화한 바 있다.

전화 직후 이 전 장관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해 채 해병 사건 경찰 이첩 보류 및 국회와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도록 지시했다.

다만 이 전 장관 측은 해당 통화에서 '격노'는 없었으며 통상적인 업무통화였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사건 이첩을 중단하라'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을 사건 혐의자에서 빼라'는 등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로 명시한 수사 결과를 회의에서 보고받은 뒤 크게 화를 냈고 이후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이첩을 보류시켰다는 'VIP 격노설'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2023년 7월3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과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등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듣고 격노한 것이 맞단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