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정성호 신임 법무부 장관이 2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07.21.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정성호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추진하되 국민 피해나 수사 공백이 없도록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 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 기소를 목적으로 하는 수사, 수사의 합리화를 위한 무리한 공소 유지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수사와 기소 등 공권력 행사의 전 과정에서 강압수사와 공소권 남용 등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잘못된 관행은 주저 없이 고치겠다"며 "객관의무를 지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나 기소 과정에서 위법한 인권침해 행위가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분리 과정에서 수사 부실과 지연 등 부작용이 없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장관은 "검찰의 기능 조정 과정에서 범죄 대응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나 수사 부실 및 지연과 같은 부작용이 없도록 치밀하게 시스템을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가 전체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역량을 훼손시키지 않고 국민을 위한 자산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도 함께 모색하겠다"며 "민생침해범죄 수사와 기소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뒷전으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책상 위에 쌓여 있는 민생 침해 사건이 없는지 다시 살펴보고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이 밖에 민생과 경제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법무행정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며 "또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경제·산업구조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기술을 보유한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지역 산업 발전을 위한 외국인력을 확보하는 등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이고 사회통합적인 출입국·이민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또 AI 기술 활용으로 행정의 효율성 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AI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법무행정의 효율성·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형사사법 절차·범죄예방·교정 및 교화와 출입국 및 체류 관리 등 법무행정의 전 분야에 그 어느 기관보다 앞서서 AI를 도입하고 'AI 법무행정'의 모범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정 장관은 취임식에 앞서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국민의 인권을 지키고 편안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정 장관은 현충원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역량에 관련한 질문을 받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찰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은 공소 취소를 검토할 계획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직 그런 문제를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일단은 업무를 파악하고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 건지 이런 문제를 간부들과 많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역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면 관련 질문에는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지금 장관이 바로 된 사람이 사면에 대해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