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위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소환 통보에 끝끝내 불응했다.

윤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건물웨스트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은 당초 전날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특검팀이 이날 출석하라는 두 번째 소환 통보를 했지만 또 불응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끝까지 조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전날 "윤 전 대통령이 30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전 사안까지 보면 재차 출석하지 않을 경우 당연히 출석에 불응할 우려가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팀에 구속된 이후 건강상 이유 등을 들며 자신의 형사 재판과 각 특검팀 소환 조사에 불출석하고 있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세 차례에 걸쳐 강제 인치를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수용실에서 나오기를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서울구치소 측은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물리력까지 행사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은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명씨에게 무료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같은해 6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명씨와 가까운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전략공천되도록 도왔다는 의혹이다.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윤상현 의원,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준석 대표였다. 윤 의원은 앞서 특검팀 조사를 받고 돌아갔고 이 대표는 압수수색을 당했다.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특검팀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윤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장제원 전 의원도 윤 의원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의원은 해당 내용을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