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청사./사진=뉴시스

허위 입학 등의 수법을 사용해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한 교수에게 내려진 해임 처분은 과도한 징계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9부(김국현 법원장)는 A학교법인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 취소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A대학은 2020년학년도 수시모집 결과 신입생 충원율이 매우 낮았는데 이중 교수 B씨가 속한 학과는 모집정원 30명중 13명이 미달되기까지 했다. 이에 A대학은 교수들에게 신입생 충원율을 100%에 도달할 수 있게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교수 B씨는 자신의 배우자와 처제를 신입생으로 허위 입학시키고 등록금을 납부했다. 이후 이 학생들은 자퇴처리되고 등록금을 전액 반환 받았다.

A대학은 이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자 내부 감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했다. 교수 B씨는 이 감사에 응하지 않았다. 감사 결과 신입생 1200여명 중 자퇴인원 130여명이 허위 입학생이었다. A대학 교원징계위원회는 교수 B씨에게 직무상 성실의무 위반으로 해임이라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B씨는 해임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찾았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교수 B씨에게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해임이라는 징계는 과도하다는 이유로 해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교수 B씨가 학교 측의 허위 신입생 충원 요구를 적극적으로 거부할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였다.

법원 역시 교수 B씨의 행위가 학교 입시 업무를 방해하고 감사에도 불응해 품위유지 및 성실의무를 위반한 점은 인정했다. 이에 따른 징계 자체는 정당하지만 그 징계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해임을 취소한 결정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지시를 따른 비위행위 책임을 교수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교수 B씨가 대학 자체 특별감사에 불출석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 방해라고 할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신입생 허위입학으로 징계를 받은 26명 교수 중 다른 교수들 가운데 더 많은 허위입학을 시키고도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교수도 있는데 교수 B씨에게만 해임 처분이 내려진 것은 징계 형평을 잃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