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의대생 살인 최모씨/사진=뉴스1

강남역 인근 건물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의대생 최모씨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장기기증 서약을 했으니 감형을 해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는 상고 이유서에서 "훼손한 생명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기에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참회의 진정성을 보이고자 했다"며 장기기증 서약 사실을 적었다. 이 밖에 최씨는 △초범인 점 △심신미약 상태인 점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감형을 해 달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해 5월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결별 등 문제로 갈등을 빚던 여자친구 A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최씨는 여자친구와 만남을 이어오다 문제가 생기자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20일 최씨에게 징역 26년을, 2심 재판부는 지난 6월13일 1심보다 4년 많은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검찰과 최씨 모두 판결에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피해자 A씨의 유족은 최씨 상고 이유에 유감을 표했다. A씨 유족은 이날 머니투데이에 "법리적으로 재판부의 선택이 아쉽다"며 "살인죄 사건에서 항소심 판결이 사실상 끝이라고 생각하고 사체 손괴로 별도 고소한 사건을 통해 추가 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지난 6월20일 최씨에 대해 '사체손괴 혐의도 기소돼야 한다'며 서울 서초경찰서에 추가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최씨의 사체손괴 혐의 건은 아직 검찰에 송치될지 여부는 결정이 안 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