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이재명 정부가 첫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1~4차장 등 주요 보직이 대거 물갈이됐다. 이 대통령에게 제기됐던 의혹을 수사한 검사들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법무부는 21일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에 해당하는 고검 검사급 655명과 일반검사 30명 등 검사 695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발령은 오는 27일이다. 이번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5기는 차장검사에, 38·39기는 부장검사에 신규 보임됐다. 40기는 부부장검사로 보임됐다.

서울중앙지검 2인자로 불리는 1차장에는 최재아(사법연수원 34기)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이 임명됐다. 최 지청장은 대원외고·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2005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 자리를 여성 검사가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지검 2차장에는 장혜영(34기) 부산 서부지청 차장이, 3차장은 박준영 수원지검 형사1부장이, 4차장은 이준호 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이 각각 임명됐다.

전국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찰청 반부패기획관에는 장재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범죄정보기획관에는 이춘 대구서부지청 차장이 각각 임명됐다. 서울남부지검 1차장에는 김남훈(33기)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장, 2차장에는 박진성(34기) 군산지청 지청장, 수원지검 1차장에는 김현아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 2차장에는 이성범 대검 정보통신과장이 각각 임명됐다.

기존 서울중앙지검 1~4차장은 대체로 한직으로 밀려났다. 인사 발표 전 박승환 1차장과 조상원 4차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공봉숙 2차장은 서울고검 검사, 이성식 3차장은 대구고검 검사로 발령났다. 서울 여의도를 관할하는 주요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 1~2차장도 모두 바뀌었다. 이희동 1차장은 부산고검 검사, 김종우 2차장은 부천지청장으로 발령 났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도 좌천됐다.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은 대구고검 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창은 광주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7월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김 여사 관련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한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검사는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으로 발령 났다. 최 부장검사는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계좌관리인들에게 위탁한 계좌들에서 시세 조종성 주문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김 여사가 권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계좌를 일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불기소 처분한 김승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는 부산고검으로 이동한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백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법무부는 "국민과 국가에 헌신하는 자세와 뛰어난 실무 능력을 갖췄는지에 주안점을 뒀다"며 "그동안 검찰에서 업무역량과 리더십을 인정받아온 인재들을 중용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날 정부 과천종합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의 승진 및 전보 원칙 등을 논의했다. 검찰인사위원회는 검사 3명·판사 2명·변호사 2명·법학 교수 2명, 학식과 덕망이 있는 변호사 자격을 갖지 않는 사람 2명 등 위원장 포함 11명으로 구성되는 회의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