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사진=뉴시스

대검찰청이 '위험의 외주화'를 동기로 한 불법파견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한다. 구형도 무겁게 한다.

대검은 17일 '중대산업재해 등 사건 신속·엄정 처리방안 시행' 자료를 통해 "산재 사건 수사 시 불법파견 여부를 필수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단기적 비용 절감이나 생산량 증대를 목적으로 기본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조차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중대산재의 경우 그로 인해 얻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제적 이익 이상의 금액의 벌금형을 법인에 구형할 방침이다.

중대산재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정비한다.

우선 사건 지휘건의, 영장, 송치, 고소·고발 접수 등 수사과정의 각 단계에서 필요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중대산업재해 전담부서 부장검사 책임수사제를 시행한다. 또 주요 산재사건을 수사 중인 일선 검찰청에 대검 중대산업재해 전담 연구관과 수사관 인력을 지원한다.

또 동일사고에 관해 복수의 기관이 중복수사를 진행할 수 있어 △동일 사업장 반복재해 사건 △다수 인명피해 발생 사건 △기타 사회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경우 검찰·경찰·노동청 등이 함께 수사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

전담검사가 사건 발생일로부터 5근무일 내에 협의회를 개최해 수사방향을 협의하고 합동 압수수색으로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위반은 노동청이,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은 경찰이 각각 수사를 맡고 있는데 협의회를 통해 혼선을 막겠다는 취지다.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설정도 추진 중이다.

대검이 지난달 말까지 유죄가 선고된 59건의 중처법 위반 판결의 선고형을 분석한 결과 경영책임자 등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의 평균 형기는 징역 1년1개월로 법정형의 최하한(징역 1년 이상)과 유사했다. 법인에 대한 벌금액의 평균도 1억1000만원에 그쳤다. 특히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동종 범죄전력이 있는 사안에서도 집행유예나 벌금형 선고사례가 많았고 양형요소가 유사한 사안에서 법원 간 선고형의 편차가 큰 경우들도 발견됐다.

이에 대검은 지난달 법무부를 통해 제10기 대법 양형위원회에 중처법 양형기준 신설을 요청했고, 양형위는 내년 초 양형기준 신설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단기적 생산량 증대나 비용 절감을 위해 기본적인 안전보건 의무를 게을리해 재해가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형의 재해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경우 등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막지 못한 경우에 대해서는 계속해 엄정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