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그 밖으로 떨어지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관리를 소홀히 한 지방자치단체도 사고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차은경 판사는 KB손해보험이 충청남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충청남도가 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A씨는 2014년 1월 충남 아산시의 한 국도를 운전해 가던 중 도로가 빙판길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가 사고를 냈다. A씨는 당시 왼쪽으로 굽어진 길을 운전해 가고 있었는데 차선을 이탈하면서 방호울타리를 들이받았고 가드레일을 넘어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목 등을 크게 다쳤다.

A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맺었던 KB손해보험은 A씨에게 보험금으로 500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KB손해보험은 가드레일 관리를 소홀히 한 충청남도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2500여만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차 판사는 "사고 당시 가드레일이 일부 휘어져 있어서 차량이 충돌할 경우 도로 이탈의 위험을 방지하기는 충분하지 못한 상태로 관리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충청남도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차 판사는 또 "이 도로의 설치, 관리상의 하자는 A씨 사고의 발생 및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충청남도의 배상책임은 10%로 제한됐다. 차 판사는 "이 사고와 손해는 A씨가 급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해당 도로에서 이 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