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한밤 중에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은 도로를 운전해 가다 사고가 나 숨졌다면 도로 관리를 소홀히 한 지방자치단체도 사고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규홍 부장판사는 M보험사가 논산시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논산시가 36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11월 논산시의 한 도로를 운전해 가던 중 오른쪽으로 휘어진 도로의 진행방향을 발견하지 못해 도로 밖에 설치된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숨졌다. 해당 도로에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오른쪽으로 휘어진 도로라는 표지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후 A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맺었던 M사는 A씨 유족과 병원에 총 730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어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은 논산시에도 책임이 있다며 2900여만원 상당의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사고에 논산시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논산시의 책임은 총 배상액의 5%로 제한됐다. 이 부장판사는 "A씨가 이 지역 지리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고가 발생한 데는 A씨의 과실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도로에서는 5년간 1건의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