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통일교 부정 청탁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통일교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적극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27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조사에서 구체적인 혐의사실에 대해 조사하기 앞서 통일교측과의 관계, 접촉하게 된 계기나 시점 등을 물어본 것으로 파악됐다. 권 의원은 해당 질문들에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문지 분량만 약 50장으로, 권 의원 측 요청으로 조사 중 영상녹화도 진행됐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교단 현안에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윤핵관'(윤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다. 최근 구속된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관련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 윤 전 본부장은 특검팀 조사에서 해당 사안은 통일교 간부 결재를 받은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달 18일 권 의원의 국회의원실과 강릉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같은날 통일교 천정궁 및 서울본부도 압수수색했다.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권 의원의 신병 확보를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기됐다. 여러 의혹에 연루된 핵심 피의자의 경우 특검팀이 조사 직후 구속영장을 청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검팀 관계자는 "권 의원에게 궁금한 것이 무척 많고,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말하기 섣부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체포특권을 가진 권 의원을 체포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과 전씨가 본인을 당 대표로 당선시킬 목적으로 통일교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시켰다는 의혹에도 연루됐다. 특검팀은 지난 13일과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국민의힘 측이 당원 명부를 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영장의 유효기간이 만료돼 특검팀은 국민의힘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받을 예정이지만 다른 수사 상황 때문에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권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가 됐다. 김 의원 외에도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전씨의 문자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장예찬·조수진·박성중 의원도 조사받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아직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조사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건진법사 전씨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지만 대질신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질신문이란 증언이 엇갈리는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조사하는 방식이다.

집사게이트·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도 조사 중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왼쪽),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오른쪽) /사진=뉴스1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는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다만 특검은 혐의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에 대기업들이 총 184억원을 투자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조 대표는 투자금에 대해 외부 개입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에 의해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있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은 이날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 부분에 대해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였다. 2023년 5월22일 현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과 함께 참여했다. 포럼이 열리기 열흘 전, 포럼을 주최한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양용호 회장과 이사 한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연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다만 핵심 인물인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했다. 특검은 도주한 이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