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 및 방조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출석했다.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 전 총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 및 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의 세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9시2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했다. 조사는 30분부터 진행된다.

한 전 총리는 취재진으로부터 '내란 가담, 방조 인정하냐' '계엄 문건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나'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을 받았으나 모두 답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국무회의 부의장이자 국정 2인자였던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특히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 전 대통령 연락을 받고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 계엄에 동조·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서 계엄선포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와 국회 등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한 전 총리는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하고 이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계엄 해제 이후인 지난해 12월5일 강의구 전 대통령 부속실장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기존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고자 사후 계엄 선포문 양식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한 전 총리가 일단 서명한 뒤 '사후에 문서를 만든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후 폐기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일 한 전 총리를 불러 조사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한 전 총리의 주거지와 국무총리 공관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지난 19일 특검팀은 한 전 총리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했다. 한 전 총리는 16시간 넘는 2차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법조계에선 특검팀이 한 전 총리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마친 후 구속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계엄에 가담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사건 관련자들이 구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단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