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과 기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사진=뉴스1

2015년 12월24일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의료광고에 대한 사전심의를 규정한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9호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불법 의료광고에 대한 문제점이 떠올랐다.

의료광고는 보건복지부가 담당하고 실제 집행은 위탁을 받은 각 의사협회가 해 왔다. 이 절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관할하는 건강기능식품과 특수용도식품의 표시·광고 사전심의와 동일하기 때문에 식품 분야에 대한 법령 개정 문제가 향후 이슈가 될 것이다. 식약처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헌재 재판관이 8대1로 위헌결정을 낸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 사전심의의 주체인 보건복지부장관은 언제든지 위탁을 철회할 수 있는 점 △ 의료법 시행령이 심의위원회의 구성에 관하여 직접 규율하고 있는 점 △ 심의기관의 장은 심의 및 재심의 결과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해야 하는 점 △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 단체에 대해 재정지원을 할 수 있는 점 △ 심의기준·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 때문이다. 즉 사전심의라고 하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해 문제가 있단 얘기다.

이러한 헌재의 지적은 건강기능식품과 특수용도식품에 대한 사전심의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 이미 식약처 내부에서도 광고 사전심의가 위헌적인 요소가 있는 제도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식약처도 정부 입법이 가능한 국내 시스템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법률 개정에 나서야 한다.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선고될 때까지 소극적으로 기다려서는 안 된다. 문제를 인식했으면 국민 건강을 위해서 보다 효율적이고 합헌·합법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의료법을 관할하는 보건복지부는 TF팀을 구성해 불법 의료광고를 근절하기 위해서 대책을 강구하는 중이다. 식약처에서도 현행 제도가 폐지된다는 가정 하에 불법 허위·과대 식품광고를 규제하고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스카이특허법률사무소의 김태민 변호사는 1973년 태어나 변호사시험 1회에 합격했다. 식품영양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식의약 관련 사건을 주요 분야로 삼아 일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서 식품과 의약품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