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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피해를 본 기업들에 대한 한국수출입은행 경협보험금 신청이 시작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남북보험팀 직원들이 전화를 받으며 분주하게 근무하고 있다.한국수출입은행은 심사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25일부터 가지급금을 지급하고 다음달 7일부터 보험금을 정식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2016.2.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의 조치로 인한 계약불이행에 대해 입주기업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까요?
민법 제390조는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납품 지연은 정부의 조치로 인한 것이므로 입주기업의 손해배상책임은 없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입주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교역금지(embargo)가 아니므로, 입주기업과 구매자 간의 물품공급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민법 제390조는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납품 지연은 정부의 조치로 인한 것이므로 입주기업의 손해배상책임은 없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입주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교역금지(embargo)가 아니므로, 입주기업과 구매자 간의 물품공급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 경우, 입주기업은 다른 제조사에 의뢰하여서라도 물품을 공급할 의무를 여전히 부담하며(대체성 있는 물건을 공급하기로 하였으면 어떻게든 시장에서 조달하여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 사유가 어떠하든 물품을 공급하지 못한 것은 공급자의 사정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리스크를 구매자가 부담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성립할 여지가 있게 됩니다.
이러한 특수한 사정이 법체계가 다른 국가의 회사 간의 거래 중에 발생하였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체계에 따라 계약위반 책임, 계약탈퇴(해제, 해지)의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거래당사자가 평가·대비하는 리스크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하나의 계약서를 두고 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합의하게 됨), 계약서에 준거법을 정하더라도 당해 법령상의 규정은 포괄적인 일반조항으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해석상 불명확한 부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수한 사정이 법체계가 다른 국가의 회사 간의 거래 중에 발생하였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체계에 따라 계약위반 책임, 계약탈퇴(해제, 해지)의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거래당사자가 평가·대비하는 리스크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하나의 계약서를 두고 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합의하게 됨), 계약서에 준거법을 정하더라도 당해 법령상의 규정은 포괄적인 일반조항으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해석상 불명확한 부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여 국제물품거래, 건설 프로젝트 계약 등 일정 기간을 두고 계속적·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거래에서는 상세한 불가항력 조항(force majeure clause)을 두는 경우가 있으며, 국제 물품매매에 적용되는 비엔나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우리 나라도 가입하여 2005. 3. 1. 발효됨)에도 다소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불가항력을 사유로 하는 면책조항(exemption)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불가항력 조항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른 창조물로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그 내용을 정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불가항력의 정의, 불가향력 발생에 따른 절차와 효과 및 계약의 존속에 대하여 규정하게 됩니다.
첫째, 불가항력의 정의에서는, 일반조항으로서 인간의 행위가 개입되거나 개입되지 않은 사건으로(can occur with or without human intervention) 당사자들이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으며(cannot have reasonably been foreseen by the parties) 전적으로 당사자들의 통제를 벗어나 결과발생을 방지하지 못하였을(be completely beyond the parties’ control; could not have prevented its consequences) 사정일 것을 규정합니다.
그에 대한 예시 또는 열거로 천재지변, 법령개정, 정부 명령, 전쟁 발발, 테러 등 당사자들이 불가항력의 효과를 부여하기로 합의한 사건의 유형을 열거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이었다면 정부의 명령에 따른 공단 폐쇄 또는 운영중단을 명시하였겠지요.
둘째, 불가항력에 따른 절차와 효과로는, 불가항력 선언은 어떠한 방법으로 하게 되며 당사자 간에 불가항력의 발생이 어떻게 확정되는지를 정하고, 그러한 경우 어느 당사자도 계약위반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규정합니다. 그 밖에도 불가항력으로 인해 계약이행에 지장이 생긴 당사자가 이행기를 일정 범위 내에서 연기할 수 있는지, 불가항력이 지속되는 동안의 비용 지급 관계 등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유의할 부분은 물품의 보관비용입니다.
둘째, 불가항력에 따른 절차와 효과로는, 불가항력 선언은 어떠한 방법으로 하게 되며 당사자 간에 불가항력의 발생이 어떻게 확정되는지를 정하고, 그러한 경우 어느 당사자도 계약위반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규정합니다. 그 밖에도 불가항력으로 인해 계약이행에 지장이 생긴 당사자가 이행기를 일정 범위 내에서 연기할 수 있는지, 불가항력이 지속되는 동안의 비용 지급 관계 등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유의할 부분은 물품의 보관비용입니다.
예컨대, 화학물질처럼 장기간의 보관이 어렵고 보관비용도 많이 드는 물품을 생산해 놓았는데 구매자가 불가항력을 선언하여 납기가 수 개월 후로 연기되었다면, 공급자로서는 그 사이의 보관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불가항력 발생 시 계약을 어느 시점까지 유지시킬지를 정해 둡니다. 물품이 납품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하여 어느 일방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어정쩡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대체거래선을 찾아야 하는 당사자로서는 리스크가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어느 당사자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요컨대, 물품공급과 같은 연쇄적 상거래, 특히 법체계가 다른 국가의 기업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에서는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적인 장애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교한 불가항력 조항을 계약서에 규정해 둠으로써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셋째, 불가항력 발생 시 계약을 어느 시점까지 유지시킬지를 정해 둡니다. 물품이 납품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하여 어느 일방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어정쩡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대체거래선을 찾아야 하는 당사자로서는 리스크가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어느 당사자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요컨대, 물품공급과 같은 연쇄적 상거래, 특히 법체계가 다른 국가의 기업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에서는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적인 장애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교한 불가항력 조항을 계약서에 규정해 둠으로써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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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거쳐 법무법인 세움에서 기업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서 '중소기업의 투자·M&A·기업공개'에 대한 법률정보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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