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 1월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평양 무인기 의혹'과 관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완료했다. 무인기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장관을 강제 수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15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외환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한 것은) 맞다"며 "무인기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장관 개인에 대한 강제 수사가 이뤄진 건 처음"이라고 했다. 다만 무인기 작전을 계획 및 실행하려 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여부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별도의 압수수색은 없었다"고도 설명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무인기 작전 계획 수립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의심 중이다. 이와 관련 특검은 김 전 장관의 영장에 일반이적·직권남용 혐의 등이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이 지난해 6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함께 무인기 침투 작전을 논의하면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 등에게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었던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해제 방해 의혹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참고인으로서 진술하기를 거부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검팀은 진술을 듣고자 한 전 대표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인 상황이다.

박 특검보는 "앞서 한 전 대표에 대해 참고인 조사 협조 요청을 한 바 있는데 전혀 응하지 않았다"며 "증인신문 청구 이후 절차는 법원의 영역이다. 오랫동안 형사사법 시스템 내에서 일하고 법무부 장관까지 역임한 한 전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마치 특검에서 강제 구인하겠다는 취지로 할 테면 하라고 말하는 건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책은 정치인 한동훈의 기록"이라며 "형사사법적 관점에서 증거로 현출하기 위해서는 질의응답 과정을 통한 구체적 사실관계 및 전후 맥락 조사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법원도 증인 신문 청구를 인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3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이 특검의 저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를 적극적으로 편들고 나섰다"고 밝혔다. 하루 뒤엔 "(특검은) 계엄에 대해 저에게는 더 들을 얘기가 없지만, 민주당 사람들에게는 들어야 할 얘기가 많다"며 증인 신문에 불협조할 것이란 입장을 시사했다.

한편 박 특검보는 한 언론사 사설에 게재된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며 엄정 대응을 경고하기도 했다. 박 특검보는 "내란 특검이 교회를 압수수색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언론,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유력 신문 사설에서 내란 특검이 교회를 압수 수색을 했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내란 특검을 비방하는 글을 쓴 건 악의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허위 사실을 적시한 대상 언론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한 신문사는 이날 '계엄 피해자 한동훈 법정 세운다는 건 정치 보복'이라는 제하의 사설에 "내란 특검은 그동안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영장 기각, 교회와 오산 공군기지 압수수색 등에서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