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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수술후 상태 악화된 환자…'주의의무' 다한 의사에 과실 못물어

[the L] "의사 진료채무, 질병 완치의 '결과채무' 아니라 치유 위한 '수단채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한다고 해서 항상 100%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성심성의껏 노력했지만, 그 결과 환자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때마다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묻는다면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게 그 직업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친 부담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의사가 환자와 맺은 진료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진료 채무의 내용과 한계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의사의 진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있다.


양쪽 다리를 절던 A씨는 증상이 악화되자 B원장이 운영하는 병원에 갔다. 병원 의료진은 A씨에게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진단한 다음 1차 수술을 시행했다. 의료진은 수술 직후 A씨에게 심한 다리 통증과 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하자 곧바로 2차 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2차 수술 후에도 원고의 마비 등의 증상은 없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A씨에 대한 1, 2차 수술 후 측정한 A씨의 다리 근력은 수술 전보다 떨어졌다.


A씨는 수술 후 상태 호전을 위해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아 수술 후 1년이 지나서는 근력이 다시 수술 이전 정도로 호전됐지만, 그 후 다시 증상이 악화돼 수술 후 3년이 지난 뒤 법원에 병원장 A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시점에는 경직성 하지 마비, 배뇨·배변 장애, 성기능 장애까지 발생한 상태였다.


재판에서 A씨는 "증상이 수술 전보다 악화된 것은 의료진의 과실 때문이라며, 병원 측이 진료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사가 환자에 대해 부담하는 진료채무는 환자의 치유라는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수단채무"라며 "의사가 환자 치유를 위해 현재 의학수준에 비춰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할 채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바로 진료채무의 불이행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의료행위 결과 후유장해가 발생했다면 그 후유장해가 당시 의료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하더라도 당해 의료행위 과정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거나 또는 그 합병증으로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후유장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행위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의료행위 내용이나 시술 과정, 합병증의 발생 부위와 정도, 당시의 의료수준과 담당 의료진의 숙련도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증상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지가 의사 과실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 판결 팁= 의사의 진료 후 환자에게 후유장해가 발생했거나 완치가 되지 않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의사에게 진료 도중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의사와 환자는 환자의 치유를 위해 의사가 환자에 대해 진료채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진료계약을 맺는 것이므로, 의사는 그 계약에 따라 환자의 치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법원은 의사가 환자의 치유를 위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했으면, 진료채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란 의료인들 각 개개인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해당 진료 과목을 담당하는 보통의 평균적인 의료인을 기준으로 봤을 때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의 진료 결과에 불만족한 환자 측이 의사 측에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해당 의사의 진료가 같은 진료를 담당하는 평균적인 의사들의 의료지식에 비추어 과실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승소할 수 있다. 다만, 이 때 의사 측의 과실에 대한 환자 측의 증명 책임의 정도는 일반 채무불이행에서 채권자가 부담하는 증명책임의 정도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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