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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채무상속 피하려 '상속포기'하면 자녀에게 '상속승계'…요주의

[the L]大法 "자신이 상속인임을 알게 된 때부터 3개월이내 상속포기해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015년 6울30일 오후 서울 은평구청에서 열린 '안심 상속 원스톱 서비스-사망자 재산조회 통합처리' 전국 확대실시 오프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토지는 구청, 세금 문제는 관할 세무서, 통장 관계는 은행이나 보험사 등 최대 7곳을 찾아가야 상속 재산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을 해당 주소지 시청·구청·읍면동 주민센터에 사망신고를 할 때 상속재산 조회 신청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개시했다./사진=뉴스1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면, 1순위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의 재산상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 이때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의 채권뿐만 아니라 채무까지도 승계 받게 되어 경우에 따라서는 상속이 상속인에게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민법은 '상속포기'라는 제도를 두어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권과 채무를 모두 승계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고 있다. 그 결과 남긴 재산보다 갚아야 할 빚이 더 많은 피상속인의 상속인들은 상속포기 제도를 이용해 상속인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피상속인의 채무 변제를 피하기 위해 공동상속인들 모두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상속을 받게 되는 차순위 상속인은 누구일까?

 

이와 관련해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상속포기자들의 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대법원은 판단하고 있다.(2013다48852)

 

A에게는 아내 B와 자녀 C, D가 있었다. 2010년 8월 A가 사망하자 상속 순위에 관한 민법 규정에 따라 배우자 B와 자녀 C, D가 공동으로 A를 상속하게 됐다. 하지만 아버지 A에게 남겨진 재산보다 빚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C와 D는 채무가 승계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같은 해 9월 법원에 상속포기신고를 했고, 11월 그 신고가 수리됐다.


한편, C에게는 자녀 X, Y가 있었고, D에게는 자녀 Z가 있었다. A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던 채권자 T는 B, C, D를 상속인으로 알고 있다 C, D가 상속포기를 하자, C와 D의 자녀들인 X, Y, Z를 상대로 돈을 갚으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X, Y, Z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은 A의 상속인이 아니므로 돈을 갚을 의무가 없다며 항변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상속을 포기한 자는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지위에 놓이게 된다"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X, Y, Z는 상속을 포기하는 방법을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런데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사실을 알고, 더 나아가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따라서 재판이 대법원을 거친 2015년, 즉 A가 사망하고 C, D가 상속을 포기한지 약 5년이 지난 시점에 와서야 X, Y, Z가 상속을 포기하는 것이 가능한지가 문제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X, Y, Z의 상속포기가 가능하다는 것은) 상속의 순위에 관한 민법 제1000조, 배우자의 상속순위에 관한 민법 제1003조, 상속포기의 효과에 관한 민법 제1042조 등의 규정들을 종합적으로 해석하여 도출된다"면서도 "명시적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반인의 입장에서 피상속인의 자녀(C, D)가 상속을 포기한 시점에 그들의 자녀인 피상속인의 손자녀(X, Y, Z)가 피상속인의 배우자 B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까지 알기는 어렵다"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상속포기로써 채무 상속을 면하고자 했던 C와 D가 그 채무가 고스란히 X, Y, Z에게 상속될 것을 알면서 이를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고, 실제 재판 과정에서도 X, Y, Z는 상속인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다투었다"며 "상속포기에 관해 민법이 정한 3개월의 기간이 도과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시말해 법률전문가가 아닌 이상 손자녀인 X, Y, Z가 조부모 사망 후 부모들의 상속포기에 따라 곧바로 상속인이 됐다는 사실을 안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 판결 팁 = 위 사례처럼 민법에 명시적으로 누가 상속인인지 규정되어 있지 않고, 단지 여러 조문들의 해석을 통해 비로소 상속인을 특정할 수 있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법을 해석해 누가 상속인인지를 가려내는 일이 쉽지 않다.

 

우리 법원은 이런 점을 고려해 상속포기 가능 기간으로 정해진 3개월을 '실제 상속인이 자신이 상속인임을 알게 된 때'부터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위 사례에서 X, Y, Z와 같이 본인이 상속인이 됐음을 몰랐다가 수년이 흐른 뒤에서야 비로소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우 X, Y, Z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자신들이 상속인임을 확인받은 시점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를 할 수 있다.

   

위 사례에선 피고들은 상속포기를 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판결 취지에 따라 판결 선고일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면 된다. 원고 T가 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피고들을 상대로 강제집행을 진행하는 경우 청구이의의 소 등 별도의 절차를 거쳐 구제받을 수 있다.

 

※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청구이의의 소)란?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자를 상대로 그 청구권의 존재나 태양을 다투어서 그 집행력을 배제할 수 있는 소(訴)

 

 

◇ 관련 규정


∎ 민법

제1019조(승인, 포기의 기간) ①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간은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연장할 수 있다.

 

제1000조(상속의 순위) ① 상속에 있어서는 다음 순위로 상속인이 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2.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3.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제1003조(배우자의 상속순위) ①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제1000조제1항제1호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제1041조(포기의 방식)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할 때에는 제1019조제1항의 기간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

 

제1042조(포기의 소급효)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제1043조(포기한 상속재산의 귀속)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

 

∎ 민사집행법

제44조(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

① 채무자가 판결에 따라 확정된 청구에 관하여 이의하려면 제1심 판결법원에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이의는 그 이유가 변론이 종결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이 선고된 뒤)에 생긴 것이어야 한다.

③이의이유가 여러 가지인 때에는 동시에 주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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