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대항력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낙찰자는 임차인에게 건물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부동산 경매에서 상가임대차 관계를 그대로 낙찰자가 이어받으면 낙찰대금은 보증금만큼 하락해 형성된다.

말소기준권리란 부동산경매에서 부동산이 낙찰될 경우 그 부동산에 존재하던 권리가 없어지는지 아니면 남는지에 대한 기준이 되는 권리이다. 부동산경매에서 상가 임차인의 임차권이 말소기준권리 보다 먼저 성립돼 없어지지 않고 남는 경우 임대차의 대항력이 인정되고 결국 낙찰자는 해당 임차인의 보증금을 책임져야만 한다.

상가 임차인이 대항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3조에서 요구하는 '건물의 인도'와 '사업자등록'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대항력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건물을 낙찰받은 사람은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고 곧바로 임차인을 쫒아낼 수 있다. 낙찰자는 보증금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경매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부동산 경매에서 상가 임차인이 대항력을 주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에 대한 판례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2008다44238 판결)

A씨는 상가(집합건물)의 사우나시설에서 음료 등의 판매업을 할 목적으로 계약서에 임대차목적물을 '○○○사우나 3-5층 8.3평'으로 표시했다. A씨는 이후 해당 부분의 도면 첨부를 생략하고 임대차계약서만을 첨부해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등록을 했다. 사업자등록증의 사업장 소재지는 빌딩 이름과 함께 '3~5층'으로 돼 있다. 그 후 A씨는 사우나 시설 안 3층과 5층의 총 8.3평을 매점이나 음료 자동판매기 설치장소로 사용하며 영업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관련 법률에 따라 사업자등록신청서에 첨부한 임대차계약서의 임대차목적물 소재지가 상가건물에 대한 등기부 표시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사업자등록으로 대항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3층 304호'처럼 정확히 주소를 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관련 법률에 따르면 사업자가 상가건물의 일부분을 임차하는 경우 사업자등록신청서에 해당 부분의 도면을 첨부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A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따라서 법원은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건물에서 쫒겨나게 됐다.

낙찰자의 입장에서는 상가 임차인이 있는 건물에 관심이 있다면 해당 상가 임차인이 세무서에 제출하였던 임대차 계약서 등을 열람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사건과 같이 △ 등기부상 표시와 임대차 계약서 표시가 불일치하거나 △ 건물 일부의 임대차인데도 임대차 계약서에 일부 도면이 표시되지 않았다면 도전해 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