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 건물 배치

"건물서 나가라" vs "유치권 있어 못 나간다"…법정싸움 결말은
A씨는 2010년 5월10일 X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X토지 지상에는 5층 공동주택인 Y건물이 있었다. A씨는 서울중앙지법에 B씨를 상대로 토지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010년 9월13일 A씨는 법원으로부터 "B씨는 X토지에 있는 5층 공동주택인 Y건물을 철거하고, X토지를 인도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확정됐다. Y건물이 X토지 위에 존재하는 것이 불법이며 동시에 그 건물 안에 살던 B씨도 건물에서 나가야 한단 얘기다.

이후 A씨는 B씨 이외에 Y건물의 일부인 201호, 202호, 301호, 302호, 401호, 402호, 501호, 502호를 점유하고 있는 D씨에게 건물에서 나가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Y건물이 X토지의 소유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Y건물의 일부를 점유하고 있는 D씨는 Y건물에서 나갈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D씨는 주식회사 E가 D씨를 통해 건물의 원시취득자(건물을 신축하면서 자기의 노력과 비용으로 건물을 건축한 사람)에게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B건물을 점유할 적법한 권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토지소유자인 A씨와 Y건물의 소유자 사이에 Y건물을 그대로 둔다는 것에 대한 합의를 했기 때문에 D씨의 건물 점유가 토지 소유자인 A씨에게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건물점유자인 D씨가 Y건물에 관한 유치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Y건물의 존재와 점유가 토지소유자인 A씨에게 불법행위라면 그 유치권으로 토지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Y건물의 존재와 점유는 A씨의 X토지 소유권을 침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D씨는 Y건물에 관한 유치권으로 X토지 소유자인 A씨의 나가라는 요구에 거절할 수 없단 얘기다.

철거 예정인 불법 건물에 대한 유치권으로 토지 소유자에게 건물에 남겠다고 주장 못 해
대법원은 건물 점유자가 건물의 원시취득자에게 그 건물에 관한 유치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건물의 존재와 점유가 토지소유자에게 불법행위가 된다면 그 유치권으로 토지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했다(대법원 87다카3073 판결 등).

유치권의 입법취지는 타인의 물건에 관해 생긴 채권, 즉 타인 물건의 가치를 상승시킨 크기만큼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치가 상승한 물건의 존재가 어떤 사람에게 불법행위가 된다면 불법행위를 당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 (대법원 2014다10533판결) 즉 건물이 불법적인 존재로 철거돼야 한다면 토지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그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건물에 남아 있겠다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