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패치가 세간에 화제다. 최근에는 '오메가패치'까지 등장했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의 사진을 몰래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계정 이름이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 사진 게시한 오메가패치

최근 오메가패치에 자신의 사진이 실린 일부 남성들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신고를 경찰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최초 신고자의 주소를 관할하는 서울 광진경찰서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오메가패치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하필 '오메가'냐는 것이다. 해당 계정의 프로필을 보면 단서가 나온다. '임신수'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오메가는 온라인 장르 소설 작가와 독자들 가운데서 공유하는 여러 세계관들 중 오메가버스라는 특정 세계관에서 나오는 용어다. 남성, 여성의 성과 상관없이 개인에게 주어지는 임신이 가능한 특성을 가진 개체들을 오메가라고 통칭한다. 남성 비하적 표현은 아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남성은 당연히 임신이 불가능한데도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자는 임신이 가능하니 오메가라고 부르겠다'라며 오메가패치를 만든 이유는 뭘까. 오메가패치 측이 비방 목적이 아니라 다소 자극적인 공익 캠페인을 하기 위해서 사진을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려석에 정말 배려가 필요한 사람이 앉도록 하자는 캠페인의 일환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배려석은 법으로 정해진 강제 사항은 아니다. 다만 남성은 물론 임신하지 않은 여성도 앉지 않는 것이 본래 취지다. 그래서 온라인 일각에선 오메가패치의 의도 자체는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방 목적 인정되면 처벌 가능성 높아

그렇다면 과연 오메가패치가 처벌받게 될까. 법전문가들은 오메가패치의 사진 게시 행위를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처벌여부가 달라진다고 봤다. 누군가를 비방하려는 목적이 인정된다면 허위 사실이 아닌 진실을 게시한 것이라 할지라도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때문에 비방 목적만 인정되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은 비방 목적으로 인터넷에 글이나 사진을 올릴 경우 사실이라도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허위 사실이면 더 무거운 처벌인 7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하희봉 변호사(수원은율종합법률사무소)는 "오메가패치가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을 올렸다면 명예훼손, 사진에 욕 등도 함께 적었다면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피해자는 초상권 침해에 관해 민사소송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변호사(법무법인 유스트)는 "오메가패치의 행위가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홍보 등 공익을 위해 한 것이라고 인정된다면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사람의 사진을 전면 게재하는 표현의 방법이 과도해 피해자의 명예훼손의 정도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이에 반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론형성의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해 보이는 점과 배려석이 법률적으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방의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오메가패치의 사진 게시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는 △ 해당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여부 △ 사회의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였는지 여부 △ 피해자가 그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 침해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을 고려해 법원에서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