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사진=뉴스1

중국 단체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여행업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담여행사에게만 허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호제훈)는 A여행사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지정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중국은 자국 외 관광지에서의 자국민 통제를 위해 외국 정부와 협정을 체결하고 그 정부가 지정한 여행사만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06년 4월 A여행사를 국내 전담여행사로 지정한 뒤 2013년 12월 재지정했다. 그러다 지난 3월 "전담여행사 갱신을 위한 재심사 결과 A사의 유치실적 대비 유자격 가이드 보유가 적고 전자관리시스템 실적보고가 0건이며 행정처분을 받아 10점이 감점됐다"며 A사에 전담여행사 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사는 "전담여행사 지정제도가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관광진흥법에도 위배되므로 이에 근거한 취소 처분도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전담여행사 지정제도는 중국관광객을 상대로 한 국내 여행업 시장을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하는 효과를 낳는다"며 "이는 여행업을 경영하거나 경영하려는 국민들의 직업·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국내 여행업 시장에서 중국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진 점을 고려하면 이 제도는 더 이상 내부 행정규칙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여행업을 경영하고자 할 때 법정 요건을 갖추고 관할관청에 등록하면 될 뿐 관할관청의 허가나 인가는 요구되지 않는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일부 여행업자에게만 영업을 허용하는 것은 관광진흥법 규정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