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FC 소속 축구선수는 김영란법이 말하는 공무원등에 해당이 될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해당된다. 축구선수 뿐 아니라 배우자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팀이 공직유관단체로 등록돼있기 때문이다.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당장 다음달 28일부터 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적용 대상자는 누구인지부터 어떤 경우 법을 위반하는 것인지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법무법인 광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김영란법,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는 준비된 500여석의 자리가 꽉찼다. 예정된 2시간의 발표 시간을 넘겨서까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는 기업컴플라이언스팀 김태주 변호사가 발표를 맡고, 장영섭 변호사, 유휘운 변호사, 김태희 변호사, 민세동 변호사, 최승훈 변호사, 장진환 변호사 등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공기업 사내 변호사는 "사내 승진 등 인사와 관련해서도 김영란법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다"며 "아직 모호한 점이 많아서 내부지침을 만들기 위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사례별 질의응답.

-사보 등 정기간행물을 발행하더라도 정기간행물사업자로 등록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적용대상에서 제외될까
▶김영란법에 적용되지 않는다. 정기간행물을 발행하고 등록신고를 한 자가 정기간행물사업자에 해당한다. 무등록 무신고 사보 발행은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공공기관의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법인의 임직원도 공직자등에 해당될까
▶공직자등에는 공무를 수행하는 민간인도 포함이 된다. 다만 공무 수행 담당 임직원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의 적용 범위는 공무수행과 관련한 부분이다. 김영란법에서는 '법령에 따라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 기관 개인' 등이 해당한다고 돼 있지만 법인의 모든 직원이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이 적용대상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사적 업무와 관련해서는 적용받지 않는다.

-'갑'회사의 임직원 A,B,C,D가 직무관련성이 없는 공직자 '을'에게 법인카드로 연간 각 90만원씩 접대했다면, '갑'회사가 동일인에게 360만원을 접대한 것으로 계산해 처벌대상이 될까
▶세 가지 경우의 수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4명의 임직원이 서로 지출 내역을 전혀 모르는 경우다. 모두 처벌받지 않는다. 고의가 부정되기 때문이다. 행위자가 처벌받지 않으면 회사도 양벌규정 대상이 아니다.

둘째, 4명의 임직원이 서로 지출 내역을 알면서, 순차적으로 접대를 했다면, A,B,C까지는 연 300만원을 넘지 않아 처벌받지 않는다. 하지만 D는 앞에 세 명의 직원이 총 270만원의 접대를 한 것을 알면서도 접대를 했기때문에 처벌을 받는다. D가 처벌을 받으면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도 처벌을 받는다.

셋째, 4명의 임직원이 300만원을 넘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금액을 쪼개서 계산을 했다면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공범으로 모두 처벌을 받는다. 물론 회사도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접대를 받은 공무원은 세 가지 경우 모두 연간 300만원 이상 접대를 받았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 경우 첫번째 사례처럼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받지 않으니 회사 차원에서 시스템을 두지 않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공직자는 처벌을 받는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5~10년이 지났는데도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어 몰랐다는 주장을 수사기관이 믿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본인들이 부인을 하더라도 정황상 고의성이 입증될 수 있다. 결국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 리스크를 줄이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배우자가 공직자인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금품을 제공했다. 사후 이를 알게됐다. 마침 공직자와 제공자 사이 직무관련성도 있는 경우 제공자에게도 신고의무 등이 부여될까
▶고의가 없다는 측면에서 처벌 대상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접대를 받은 상대방의 배우자, 즉 공직자는 배우자가 접대를 받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대상이다. 하지만 제공자에게 신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골프 비용을 공직자 등과 각자 부담한다면 법위반이 아니다. 만약 일행 중 한 명이 회원권 등을 가지고 있어 공직자 등도 자연스럽게 할인된 금액을 기준으로 더치페이를 한 경우 처벌대상이 될까
▶골프접대는 김영란법상 금품수수의 예시로 나와 있기도 하다. 답은 회원이 아닌 자로서 지급할 금액, 즉 정당한 자기 몫을 지급해야 한다. 할인을 못받을 사람인데 할인을 받은 것은 금품 등의 수수에 해당한다.

-홍보 직원이 회사에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 변경, 삭제 등을 요청하거나 우호적인 기사 작성을 요청하는 것은 부정청탁에 해당할까
▶김영란법은 부정청탁에 대해 14가지로 한정해 열거하고 있다. 14가지에 해당하지 않으면 부정청탁이 아니다. 기사수정요청 등은 14가지 유형에 해당하지 않아 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공직자등과 유흥업소에 가서 150만원 어치 향응을 즐기고, 공직자가 본인 카드로 100만원을 결제, 회사 임직원이 50만원을 결제한다면, 이는 처벌 대상이 될까
▶규제 대상이 안된다. 공직자가 더치페이 이상으로 금액을 계산했기 때문이다. 만약 임직원이 공직자보다 3만원 이상 많은 금액을 냈다면 규제 대상이다. 예를들어 임직원이 80만원 공직자가 70만원을 계산했다면 임직원이 3만원이 넘는 식사를 접대한 것으로 법위반이 될 수 있다. 다만 유흥주점에서 술을 먹는 것이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한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

-계열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비매품 스티커를 붙여 불특정다수 고객에게 샘플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제품을 공직자에게 주면 법을 위반하는 것일까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기 위한 기념품, 홍보제품은 제외된다. 다만 이 경우 불특정다수에게 샘플로 제공하는 정도의 양이라면 괜찮지만, 공직자에게 통상적인 범위 이상으로 많이 제공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