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은 우리 법령상의 ‘체육시설’로 분류된다. 따라서 골프장에 관한 문제들은 체육시설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받게 되는데, 특히 골프장에서는 회원권과 관련된 분쟁이 많이 일어난다.

이와 관련해 골프장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이 탈퇴를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령에 규정된 탈퇴 사유에 해당돼 탈퇴가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된 대법원 판례(2013다86342)가 있어 소개한다.

# A씨가 회원으로 있는 X골프장은 2007년 11월과 2008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우대정회원과 우대일반회원을 모집해 그들에게 주말 예약을 보장하게 됐다. 그러자 일반회원이었던 A씨는 이 때 가입한 우대회원들에 밀려 주말에 골프장 예약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에 A씨는 X골프장으로부터 탈퇴를 하려고 했지만 골프장 측은 입회약정 당시 예견할 수 있었던 정도의 사정변경을 이유로는 탈퇴가 불가하다며 이를 거절했다.

결국 A씨는 X골프장을 상대로 법원에 골프장 입회비의 반환을 구하는 내용의 소를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가 일반회원에서 탈퇴하려는 것이 회원 가입 당시 예견할 수 없는 사정변경이 생겨 A씨의 과실이 아닌 사유로 인한 것인지를 두고 A씨와 골프장 측의 공방이 이루어졌다.

재판부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 제2호에서 기존 회원이 탈퇴할 수 있는 사유로 규정한 '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회원 권익에 관한 약정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회원 권익에 관한 약정이 문언상으로 변경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문언상으로는 변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회원 권익에 관한 사정변경으로 회원 권익에 관한 약정이 실질적으로 변경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회원 가입 당시의 사정, 회원 권익에 관한 약정이 변경된 경위와 그 필요성, 변경된 약정의 내용과 그것이 회원 권익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회원 권익에 관한 약정의 변경이 회원 가입 당시에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을 정도에 속할 때에는 예외적으로 회원 탈퇴권의 행사가 제한된다"고 봤다.

A씨가 X골프장 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약정의 문언 자체가 변경되지는 않았지만, 회원 가입 당시에 비해 주말에 예약을 하기 어려워진 사정은 '회원의 권익에 관한 약정이 실질적으로 변경된 경우'로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이런 사정 변경이 가입 당시에도 A씨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회원 탈퇴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회원 탈퇴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X골프장이 A씨의 회원 가입 이후 두 차례 우대회원을 모집해 그들에게 주말 예약을 보장했고, 그 결과 일반회원이던 A씨의 주말 예약이 기존보다 더 어려워졌다 하더라도, 이런 사정변경은 회원으로 가입하려는 약정을 할 당시에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변화이며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런 판단에 따라 법원은 "A씨는 회원권을 반환하고, X골프장으로부터 가입 금액을 반환받을 수 없다"며 골프장의 손을 들어줬다.

◇ 판례 팁 = 요즘은 일반인들에게 오픈된 일명 '퍼블릭 골프장'도 많지만, 아직까지도 유명 골프장들은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게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은 입회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하게 되므로, 회원권을 반환하고 탈퇴하려는 사람은 입회금 반환에 관한 약정이 문제돼 그에 관한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적용되는 규정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 제2호다.

◇ 관련 조항

-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회원의 보호) 법 제18조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말한다.

2. 입회금액(회원으로 최초 가입하는 자가 회원자격을 부여받는 대가로 회원을 모집하는 자에게 지불하는 모든 금액을 말하되, 회원으로 최초 가입하는 자가 회원에 가입할 때 법률에 따라 설치된 기금에 기부한 금액은 제외한다)의 반환 회원의 탈퇴 또는 탈퇴자에 대한 입회금액의 반환시기 등에 관하여는 회원을 모집한 자와 회원 간의 약정에 따르되, 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회원 권익에 관한 약정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기존 회원은 탈퇴할 수 있으며, 탈퇴자가 입회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