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형적인 휴업수당 지급 사례는 사용자가 이유 없이 마음대로 근로자에게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종용하며 휴직을 강요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례에서 휴업수당의 지급 요건인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명확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근로자의 휴업인지 여부가 애매해 법원에서 그 문제가 다투어졌던 대법원 판례(2012다12870)가 있어 소개한다.

# X자동차판매 회사에서 근무하던 A씨 등 219명은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자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가처분결정을 신청해 승소했다. X자동차판매 회사는 이 가처분결정에 따라 A씨 등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이들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미 회사가 분할돼 직영승용판매 부문이 신설회사로 이전된 상황이었고, 그러다보니 A씨 등이 종전에 근무하던 직영승용판매 부문에서 근로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가처분결정에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음에도 대기발령으로 실제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된 A씨 등은 X회사를 상대로 휴업수당을 지급해달라는 소를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X회사의 분할로 A씨 등의 근무 부서가 없어진 것이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말하는 ‘휴업’에 해당하는지, △휴업이 맞다면 그것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그 의사에 반해 취업이 거부되거나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직’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기발령'에 대해서는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라며 "대기발령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휴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X회사가 자신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A씨 등 개별 근로자들을 대기발령 조치했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을 실시한 때에 해당해 사용자는 그 근로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46조에서 정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의 규정과 관련지어 볼 때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든 사유를 말한다"며 "X회사가 경영상의 이유로 A씨 등에게 대기발령을 한 것을 불가항력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 결과 피고 X회사는 원고 A씨 등에게 휴업수당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고, X회사는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했다.

◇ 판례 팁 = 근로기준법 제46조에서 규정하는 '휴업수당(休業手當)'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처벌 규정도 두고 있다. 즉, 사용자가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에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된다는 규정이 같은 법 109조에 규정돼있다.

◇ 관련 조항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제46조(휴업수당)

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