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항공기상장비 라이다(LIDAR) 도입과 관련해 비리 의혹을 받았던 기상청 직원 등 2명의 주요 혐의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라이다는 맑은 날씨에서 윈드시어(소용돌이 바람)를 확인하는 탐지장비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입찰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연모씨와 박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두 사람은 기상청의 라이다 장비 도입 과정에서 록히드마틴사의 제품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프랑스 레오스피어사의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연씨는 2012년 5월부터 항공기상청 정보지원과장으로 근무하며 기상장비 구매 사업을 담당했고 박씨는 2010년 5월부터 한국기상산업진흥원에서 근무하며 항공기상장비 등의 구매업무를 담당했다.

연씨는 라이다 장비가 두 가지 성능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레오스피어사의 제품에 대해 동시 충족을 요구하면서 검사 결과를 변경하게 하는 등 위계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가 충족되면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해석하는 것은 취지에 어긋나고 만약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증명할 수 없으면 인수가 거부된다는 계약 조항이 있다”며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연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박씨는 라이다 장비를 도입 과정에서 개최된 심의회에서 레오스피어사의 제품이 기상청이 요구하는 최대 측정거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처럼 기재한 입찰제한 요약서를 배포하는 등 심의위원들에게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위계로 입찰의 공정을 해쳤다는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박씨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박씨가 설명한 내용이 독립적으로 평가점수를 부여하는 심의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쳐 입찰의 공정을 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켰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1심은 박씨가 장비 선정 평가위원들의 개인정보를 록히드마틴사의 장비를 수입하는 업체 대표에게 넘겨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1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