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61)가 삼성그룹이 사준 말을 두고 딸 정유라씨(21)에게 "네 것처럼 타면 돼"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말 '살시도' 구입 경위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증언에 따르면 당초 정씨는 2015년 10월 살시도를 구입할 때 삼성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란 사실을 몰랐다. 그는 최씨가 말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을 보고 살시도는 최씨가 직접 산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최씨는 같은 해 11월 정씨에게 말 살시도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살시도가 국제승마협회 홈페이지 등에 삼성 소유로 등재돼 있는데, 삼성에서 나만 지원해준다고 소문이 나면 시끄러워진다는 말을 하면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후 정씨는 주변인들과의 상의를 거쳐 말 이름을 살바토르로 바꿨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삼성이 살시도를 사준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됐다. 그는 이후 최씨에게 살시도를 삼성에서 구입하면 안 되는지 여부를 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씨는 "살시도를 더 타고 싶었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나중에 삼성이 다른 선수들에게 해당 말을 줄까봐 어머니에게 사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씨의 질문에 최씨는 "네 것처럼 타면 돼"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최씨가 '그럴 필요 없이 네 것 처럼 타면 돼. 굳이 돈 주고 살 필요 없어'라고 말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정씨는 "어머니 말을 듣고 살시도를 구입했거나 문제가 잘 해결돼 우리가 말을 소유하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