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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인 명의로 병원 세운 비의료인…대법 "탈법수단 악용 때만 처벌"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법인 명의를 이용해 의료기관을 개설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을 악용해 탈법을 저질렀다는 사실까지 가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7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의료재단 이사장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09년 2월 의사 자격이 없는데도 의료기관을 개설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개설자를 비의료인인 A씨로 보고 의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씨를 실질적인 병원 개설자로 보고 사기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의료법인 이사와 감사가 모두 A씨 가족과 지인으로 구성됐고 이들 대부분은 의료법인 운영 경력이나 의료기관 종사 경력이 없다"며 "의료법인 운영과 관련한 중요 사항은 A씨가 결정하고 이사회는 단순히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면서도 1심 선고가 무겁다며 징역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심리가 부족했다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재판부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했다고 판단하려면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에 주도적으로 관여했고 외형만 갖춘 의료법인을 탈법 수단으로 악용해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으로 가장했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재산 출연이 이뤄지지 않아 실체가 인정되지 않는 의료법인을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사정이나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해 의료법인의 공공성·비영리성을 일탈했다는 사정이 있어야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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