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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간 향교 관리했는데 무단사용 변상금이라니…대법 "부당"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국가 소유의 향교부지를 약 100년간 관리해온 재단에 무단 사용을 이유로 변상금을 부과한 정부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강원도향교유지재단(재단)이 한국자산관리공사(공사)를 상대로 낸 변상금부과처분취소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18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국가가 향교 부지에 대해 100년 동안 사용료나 변상금을 요구한 적이 없어 재단의 배타적 점유·사용을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삼척향교는 조선시대 초기인 1398년 강원도 삼척시 교동에 창건돼 1407년 옥서동으로 옮겼다가 1468년 다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토지조사부에 따르면 삼척향교 부지는 1915년 12월 국가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정부는 해방 이후 1979년과 1986년 각각 향교가 있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재단은 군정법령에 따라 1955년 설립됐지만 그 이전부터 실질적으로 향교를 관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공사는 "재단이 국유재산인 토지를 대부계약 없이 점유·사용했다"며 2020년과 2021년 두차례에 걸쳐 5986만원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재단은 10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관리·운용을 위한 토지의 무상사용을 허용해 오다가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권리남용이자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이라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정부의 손을 들어 변상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재단의 손을 들어주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국유재산법은 사용허가나 대부계약 없이 국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점유한 자에게서 변상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했지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게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재판부는 "삼척향교 단체는 1468년부터 현재 장소에 있었고 이 토지에 대한 점유는 대한민국의 건국보다 먼저 시작돼 향교 단체에 토지 점유·사용에 대한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정부가 100년 가까이 사용료, 대부료, 변상금을 요구한 적도 없어 토지의 배타적 점유·사용을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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