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대법 "부당해고자 복직 위한 '일시 대기발령' 위법 아니다"

대법원.

기업이 부당해고한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대기발령 조치하는 것은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부당해고 근로자는 원직 복직이 원칙이지만 대기발령을 냈더라도 경영상 합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4일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이었던 최병승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의 소송에서 대기 발령 이후 결근 기간을 포함해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는 원심의 판결을 이 같은 취지로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배치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최씨가 불응해 출근하지 않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씨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단 결근한 기간 동안의 임금은 현대차가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협력업체인 예성기업에 취업한 뒤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철탑 농성을 벌이다 2005년 2월 현대차로부터 출입증이 회수돼 사업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됐다. 최씨는 2005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가 잇따라 각하, 기각되자 법원에 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소송에서 최씨가 현대차에서 직접 고용한 근로자로 인정된다며 재심판정을 취소했고 해당 판결이 2013년 2월 확정됐다. 현대차는 법원 판결에 따라 2013년 1월 최씨를 배치대기로 인사발령하고 출근을 통지했다. 하지만 최씨는 원직복귀가 아니라며 2016년 12월까지 927일 동안 출근을 거부했고 현대차는 같은 해 다시 최씨를 해고했다.

최씨는 부당해고 구제 과정에서 2011년 12월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임금 미지급분을 지급하라"는 별도 소송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13년 10월 최씨의 해고를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부당징계로 판명된 경우 임금의 200%를 지급한다'는 현대차의 노사 단체협약을 근거로 현대차가 최씨에게 밀린 임금뿐 아니라 가산금까지 총 8억40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심은 2020년 12월 현대차의 해고처분은 무효가 맞지만 현대차가 가산금까지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 현대차가 최씨에게 지급할 액수를 4억6000여만원으로 낮췄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현대차가 최씨에게 지급할 액수는 더 줄어들게 됐다. 최종 금액은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적법하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대기발령이 '원직복직에 해당하는 합당한 업무'를 부여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로서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정당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대기발령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한 데 이번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날 비슷한 사건인 오지환씨 사건에 대해서는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오씨는 징계해고를 당한 현대차 아산공장 내 협력업체 근로자로 2003년 해고된 뒤 현대차를 상대로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이 2015년 "오씨는 현대차가 직접고용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라고 판결한 뒤 현대차는 오씨에게 고용이행안내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오씨 역시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출근하지 않았고 현대차는 오씨가 375일 동안 무단결근하자 징계해고했다.

오씨가 "현대차의 해고 처분을 취소하고 해고가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1·2심 재판부는 모두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역시 이날 "오씨에 대한 배치 대기발령은 정당했고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해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