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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이율 변동제 추진…"실손해 회복"vs"법적 안정성"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가 도입을 추진하는 '법정이율 변동제'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실제 손해에 맞는 적정한 회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긍정론과 '법적인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부정론이 부딪친다. 다만 급변한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66년간 법정이율이 5%로 고정돼 생긴 불균형을 어떤 식으로든 바로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은 대부분 수긍하는 모습이다.


◇과소·과다배상 유발하는 법정이율…"실손해 회복해야"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생긴 법적 불이익을 메워주는 것을 말한다. 얼마나 적정하게 불이익을 메울 수 있게 하느냐는 법적 과제다. 피해자의 법적 불이익을 다 메우지 못하는 과소배상도, 불이익을 준 원인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과다배상도 문제가 된다.

법정이율이 고정됐을 때 바로 이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금전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가장 완벽한 해결책은 시장금리에 맞게 손해를 배상받는 것이지만, 민법은 이 경우 법적인 분쟁을 간편하게 해결하기 위해 법정이율에 따르도록 특칙을 두고 있다.

특칙의 정당성이 인정되려면 이 법정이율과 시장이율 격차가 크지 않아야 한다. 시장상황을 반영하는 법정이율을 변동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권영준 대법관이 2013년 발표한 '법정이율 변동제' 논문에 따르면 1960년부터 2012년까지 법정이율과 평균금리(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산술 평균)의 격차가 최대 21.2%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가 1%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진 것은 2002년부터였다.

당시 권 대법관은 "시장금리는 계속해 변동하므로 법정이율 역시 이에 연동해 변동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이라며 "법정이율 변동제는 실손해를 회복시켜주는 손해배상법의 목적에 이론적으로 더욱 잘 부합한다"고 밝혔다.


◇굳이 민법을 바꿔야하나…"혼란만 가중 될 것"


반면 민법을 개정했을 때 법적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법정이율은 사후적으로 손해를 메워주는 수단인 동시에 사전적으로는 금전과 관련된 법률관계를 형성할 때 고려하는 기준이므로, 이 기준이 변동하면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정이율이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된다면, 같은 돈을 같은 기간 빌려줘도 빌려준 시점과 변제기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달라지게 된다"며 "또 법정이율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그 방식에도 많은 의문과 다툼이 생겨 분쟁도 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만약 경제적 실질을 반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 자본시장법, 보험법 등에 반영하면 되지 일반적인 민법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 싶다"고 했다.

결국 법정이율 변동제가 도입될 경우 관건은 변동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기가 짧을수록 시장변동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반대로 안정성은 더 흔들리기 때문이다. 민법개정위는 '변동주기는 입법정책적 고려가 행해질 부분으로 의회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예비초안에 주기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앞서 20~21대 국회에선 법정이율을 시장변동 상황에 연동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 한 번 없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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