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의사 대신 행정직원이 결과 판정…"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 정당"

/사진=뉴시스

의사를 대신해 행정직원이 건강진단 결과를 판정하는 등 부실 운영한 특수건강진단기관의 자격을 박탈한 정부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서울 강남구에서 건강검진센터 A의원을 운영하는 B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특수건강진단기관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의원은 산업보건안전법에 따라 2019년 특수건강진단기관으로 지정됐다. 특수건강진단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 화학물질, 야간작업 등의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직업병 및 작업 관련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고자 실시한다. 사업주에게는 결과에 따라 사후관리조치 의무가 부과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A의원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 각종 불법 사례를 적발해 지난해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 처분을 했다.

A의원은 2022년 10월21~22일 C사업체 근무자에 대해 실시한 특수건강진단에서 의사 D씨가 결과판정을 한 것처럼 서류를 거짓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사업체 요청에 따라 국고 지원을 받게 할 목적으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특수건강진단을 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건강진단 지정한계인원 2만명을 초과해 3만8284명에 대한 검진을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A의원 운영자 B씨는 노동청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A의원이 업무처리 편의상 D씨의 공인인증서와 전자서명을 등록해 판정업무를 처리하면서 검사 결과지에 D씨 명의의 서명이 날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근로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거짓 서류 작성은 행정직원의 실수로 검진 일자가 변경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정한계인원 초과에 대해서는 의사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의원은 특수건강진단 결과에 대한 판정업무를 의사가 아닌 행정 담당 직원이 수행했음에도 의사 D씨가 한 것처럼 서류를 거짓 작성한 사실이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됐다"며 "D씨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진행한 조사에서 판정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이 판정업무를 수행하고 판정 결과를 의사가 한 것처럼 서류를 거짓 작성한 것, 검진 일자를 거짓으로 기재한 것 등 위반행위는 모두 지정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수건강진단제도는 열악한 환경에서 종사하는 유해물질 취급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주 비용 부담으로 실시하는 제도로 의료기관의 허위 판정 시 근로자가 사망에까지 이르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노동청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