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장범 신임 사장 후보를 선출한 KBS(한국방송공사) 이사회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김우현)는 KBS 야권 추천 이사회가 낸 이사회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22일 기각했다.

야권 추천 KBS 이사 4명은 지난달 23일 '제 27대 사장 지원자 면접 심사 및 사장 임명 제청'을 목적으로 열린 임시 이사회의 결의가 무효라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애초에 방통위가 이른바 '2인 체제'에서 KBS 이사 7인을 추천하는 의결을 한 것은 의결정족수 위반이라는 취지다. 방통위 이사 추천이 무효인 이상 후행처분인 대통령의 이사 임명 처분역시 무효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야권 추천 KBS이사(채권자)의 KBS에 대한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며 "야권 추천 KBS이사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대통령이 이른바 '2인 체제'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추천 의결을 거쳐 KBS 공사 이사 7인을 임명한 것은 처분의 위법성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박장범 신임 사장 후보를 선출한) KBS 의사회 결의 역시 무효라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기각 이유로 방통위법에 의사정족수를 규정하지 않은 점과 대통령 인사권의 재량이 폭넓게 인정된다는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에 의사정족수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의결 정족수(재적위원 과반수 찬성)만 있을 뿐인데 재적위원은 방통위에 적을 두고 있는 위원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방통위 2인 체제에서 KBS 이사 7인을 추천하는 의결에는 의결정족수에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통위의 KBS 이사 추천이 무효라고 해도 방송법이 추천과 제청의 개념을 구분해 규정하고 있다"며 "추천의 사전적 의미가 '어떤 조건에 적합한 대상을 책임지고 소개함'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채무자 공사의 이사를 임명할 때 방통위의 추천에 구속된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임명권자로서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 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