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기 변호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22./사진=뉴스1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고위급 간부(총경) 출신의 곽정기 변호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곽 변호사가 수사 무마 목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지만 현직 경찰관에게 백현동 사건을 소개받고 소개비를 지급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벌금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2일 오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 변호사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곽 변호사에게 사건 소개 명목으로 4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모 경감에게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635만원을 추징 명령했다.

곽 변호사는 2022년 6~7월 백현동 민간 개발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경찰의 백현동 사건 수사와 관련해 수임료로 받은 7억원과 별도로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을 소개해 준 박 경감에게 소개 비용으로 4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곽 변호사가 공무원 청탁 목적으로 현금 50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바울씨의 증언이 유일한데 정씨가 법정에 나와 현금을 교부하게 된 경위, 과정 등 증언하는 것을 살펴보면 진술이 조금씩 변경되는 게 나타난다"며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이 들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곽 변호사가 정 회장 사건 소개료 명목으로 박 경감에게 400만원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00만원짜리) 수표 4장은 곽씨로부터 박씨에게 교부됐다는 점이 확인된다"며 "계약 규모에 비해서 금액은 다소 작더라도 변호사 선임에 관한 소개료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특히 "전직 경찰관 출신 변호사로서 지속적으로 현직 경찰관과 교류한 내용이 확인된다"며 "현직 경찰관들에게 경찰 출신 변호사하고 접촉을 금지하는데 (이런 행위는) 수사기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소위 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