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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부과받은 과징금 642억원을 놓고 불복소송을 냈다가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1-3부(부장판사 김우수)는 벤츠코리아가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15일 원고 전부 패소로 판결했다. 벤츠코리아가 일부 승소한 1심 판결이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인체 피해가 심각해지고 법령상 인증절차와 과징금 부과기준이 엄격해지는 상황"이라며 "인증을 부정취득하고 해당 차종을 수입·판매한 벤츠코리아의 인증을 취소하고 최고한도액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환경부의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볼 수 없고, 과징금 산정과정에 소급효금지원칙 위반 등 위법도 없다"고 판단했다.

환경부는 2012~2018년 경유차량 14종 4만381대에 배출가스 불법조작(임의설정)이 이뤄진 사실을 적발했다. 그중 12종 3만2615대를 판매한 벤츠코리아는 과징금 642억원을 부과받고 이번 소송을 냈다.

문제된 벤츠 차량들은 일정 조건에 도달하면 SCR(선택적촉매환원장치)이 요소수 분사량,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이 가동률을 각각 줄이도록 설정됐다. 환경부는 이 같은 설정이 인증고시를 벗어난 임의설정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EGR 설정에도 불구하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임의설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다른 제어로직들의 정해진 변수에 따라 EGR 가동률이 조절돼 배출가스의 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임의설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벤츠코리아는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오히려 '유럽연합(EU) 임의설정 평가 가이드라인'과 대체로 부합하고, 특히 임의설정이 교묘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표준적인 검사방식에 다소의 변형이 가해지는 건 필요하고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1심 심리 도중 재판기록 등에 대한 열람제한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