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헌법재판소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 공수처 수사에도 헌재는 윤 대통령 출석 없이도 심리를 이어나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변론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2025.01.15./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되면서 하루 뒤인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탄핵심판 사건 변론 출석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헌재 변론 출석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허가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체포한 뒤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이 최대 48시간에 불과하다. 경기 과천에 있는 공수처에서 서울 종로구 헌재까지 호송하는 데 드는 시간과 탄핵심판에 출석해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공수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부족한 조사 시간이 더 줄어들게 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출석한다고 하면 허가할 의향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인 석동현 변호사 역시 탄핵심판 2차 변론에 윤 대통령이 출석할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냈다. 윤 대통령의 호송 과정이 노출되는 데 대한 부담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헌재는 윤 대통령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2차 변론을 진행할 방침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1차 변론은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는다면 진행되지 않지만 2차 변론부터는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아도 심리할 수 있다.

헌재는 이달 16일, 21일, 23일과 다음달 4일까지 변론기일을 총 5차례 지정한 상태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 조사를 마치면 헌재는 관련 기록을 받아볼 것으로 보인다. 심판규칙에 따라 헌재는 탄핵심판 절차 도중 다른 기관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문서송부촉탁'을 실시할 수 있다. 헌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비상계엄 가담자들의 수사기록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며 남긴 기록 역시 추가로 송부촉탁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이런 태도가 헌재의 파면 결정에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노희범 변호사는 "사법 제도 절차에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여지면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탄핵이란 공무원에 대한 일종의 징계"라며 "형사재판에서 불량한 태도가 양형에 고려되듯 헌법재판에서도 사후의 정황이나 수사 불응 등의 태도가 결정 인자로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통해 밝힌 대로 특정 시점에 탄핵 심판정에 등장할 가능성은 있다. 석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윤 대통령이 구금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때문에 위축되진 않고 (헌재 변론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심판정에 출석해 일방적인 주장만 할 경우 불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종 진술에 출석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