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사진=뉴스1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아버지의 차명 유산을 돌려달라며 누나를 상대로 소송을 내 약 150억여원을 돌려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이 전 회장이 누나 이재훈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이씨가 이 전 회장에게 153억50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9일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남매의 분쟁은 고(故) 이임용 회장이 1996년 숨지면서 남긴 유언 탓에 불거졌다. 이임용 회장은 '재산은 딸들을 제외한 아들들과 아내에게 주되 나머지 재산이 있으면 유언집행자인 이기화 사장 뜻대로 처분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후 나머지 재산이 차명으로 관리되고 있던 사실이 검찰의 태광그룹에 대한 수사와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을 통해 밝혀졌다. 이임용 회장이 차명으로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태광그룹의 자금관리인이 2010년 10월 차명 채권 등을 이 전 회장 누나인 재훈씨에게 전달했다가 2012년 반환하라고 요청했고 재훈씨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이 전 회장은 자신이 해당 채권을 단독 상속한 뒤 자금관리인을 통해 누나에게 잠시 맡긴 것이라며 재훈씨를 상대로 400억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이 전 회장이 해당 차명 채권의 소유주가 맞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재훈씨가 이 전 회장에게 4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차명 채권의 소유주가 이 전 회장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채권증서 합계액이 153억5000만원에 해당한다며 이 금액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전 회장과 재훈씨 모두 2심 판결에 불복,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