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군과 경찰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이 이번 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법원이 관련 사건들을 한 번에 병합해 심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오는 6일 오전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같은 날 오후에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전 제3야전사령부 헌병대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각각 연다. 이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주관한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 측 입장을 확인하고 쟁점 및 증거, 입증 계획 등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는 않아도 된다.

검찰은 조 청장과 김 전 서울청장을 함께 기소하고 노 전 사령관 등 군 관계자들은 각각 따로 재판에 넘겼다. 이에 재판부는 내란 관련 혐의로 기소된 5명의 사건을 모두 병합해 심리할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지난 16일 김 전 장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은 바 있다. 당시 검찰은 반대, 김 전 장관 측은 찬성 의견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청장과 김 전 서울청장은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경찰 약 2000명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봉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고 관련 의사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대령 등과 함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논의를 한 혐의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선관위 점거, 선관위 주요 직원 체포 시도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 대통령 사건도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 배당됐다. 윤 대통령 재판 역시 이달 중 첫 재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 형사 사건의 경우 재판부 배당 2∼3주 뒤 첫 재판이 열린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형사합의25부에서 윤 대통령 사건까지 내란 혐의 사건을 모두 병합해 심리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현직 대통령 사건이라는 중대성과 특수성 등을 감안해 윤 대통령 사건은 따로 심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비상계엄 선포라는 하나의 행위에 관련자들이 여러 명 기소돼 있는 만큼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며 "재판부가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재판이라는 점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늦지 않은 시일 내에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