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와 관련,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관계기관이 34개 업체에 피해를 보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폭발사고로 피해를 입은 A사 등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강릉 폭발사고는 2019년 5월 강원도 강릉 산업단지 내 수소탱크가 폭발하면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다. 이 사고로 인근 사업장을 운영하던 산업단지 내 34개 입주기업도 기계 등 자산이 파손되는 손해를 입었다.

검찰 조사결과 이 사고는 수소탱크에 저장된 수소 내 산소농도가 폭발 범위인 6%를 초과한 상태에서 정전기 불꽃이 점화원이 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과실책임을 인정해 피해기업들에게 총 8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폭발 원인은 정격보다 낮은 전압과 전류의 전기가 공급돼 수소순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이를 막기 위한 정제기, 산소측정기, 산소제거기 등의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2심도 1심 판단을 수긍했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고 일부승소한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