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4일로 지정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를 두고 법조계에서도 인용과 기각, 각하 가능성 등 다양한 주장이 오가고 있다.

8명의 헌법재판관들은 2일에도 평의를 이어가며 최종 결정문 작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공지하기 전 이미 평결을 거쳐 대략적인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행위 자체로도 파면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헌법에서 정한 비상계엄 선포 요건인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다는 논리다.

반면 기각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의 중대한 위헌, 위법적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또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가 많았다는 논리로 각하를 주장한다.

8대 0 인용으로 윤 대통령 '파면' 결정날 것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관계, 증거가 법리적으로 파면 결정에 이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적으로 각하 혹은 기각해야 한다 주장을 할 수는 있지만 법리적으로 재판관이 그런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예상보다 늦게 지정된 데 대해서는 "대통령 탄핵이란 사건의 무게감 때문에 그런 것이지 결론을 내기 어렵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처럼 아무 부담 없이 인용 결정을 내려도 비난 받지 않을 사건이 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도 8대 0 전원일치 인용 의견으로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재판관들이 어떤 정치 성향을 띄더라도 위헌·위법이 명백한 상황에서 기각 또는 각하 결론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해 군사력을 국내 정치에 동원해 민주적 기본질서를 제거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만일 이 사건이 기각된다고 하면 앞으로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비상계엄 선포해도 된다는 일종의 면허증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5대 3으로 기각 유력…"탄핵심판 절차 하자 많아"김대환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는 5대 3 의견으로 기각 결정이 나지 않겠냐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헌법적으로는 쟁점이 명확하나 형사법적으로 법률 차원에서 내려가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제대로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결정문이 쓰여지면 두고두고 국가적 분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6명 이상의 인용이란 결론이 났다면 나라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선고를 미룰 이유가 없었다. 결국 합의를 못한 채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일(오는 18일)이 다가오니 선고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탄핵심판 인용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6명 이상의 인용 의견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국회 측이 탄핵심판 중간 내란죄를 철회한 것이 절차적 하자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란죄를 철회했다면 다시 탄핵소추를 하도록 국회로 돌려보냈어야 하는데 그대로 심판 절차를 진행한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황도수 건국대 로스쿨 교수도 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시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위헌,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지만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의 중대성까지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황 교수는 또 "5대 3 의견으로 기각될 것으로 보이나 마은혁 후보자가 재판관으로 있었다고 하더라도 확실하게 기각이었음을 보여주기 위해 4대 4로 기각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