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왼쪽부터),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티메프 미정산'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촉발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등 경영진이 8일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측은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영선)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10명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구 대표 변호인은 이날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회사 운영 과정에서 경영 판단을 한 것이고, 그 행위를 횡령이나 배임 등 형사 책임 대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사실 관계와 법리적 측면에서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단 취지로 (검사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말했다.

류광진 대표 변호인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대표이사 재직 당시 이런 사건이 일어나 피해자가 생긴 것에 굉장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대표는 직을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며 "티몬 이사직에 있었단 이유만으로 구 대표가 주도한 이 사건에 검찰 공소사실과 같은 죄를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류화현 대표 변호인도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던 중 구 대표의 제안을 받고 위메프로 왔다"며 "공소사실 대부분은 피고인이 대표가 되기 전 이뤄졌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구 대표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검찰과 피고인 측이 프레젠테이션(PT)에서 양 측 입장을 밝힌다.

앞서 구 대표는 류광진, 류화현 대표와 공모해 1조8500억원 상당의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을 가로채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인수대금 명목으로 티몬·위메프 상품권 정산대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큐텐그룹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법인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총 727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