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사진=뉴스1

서울회생법원이 오는 5월부터 '예방적 자율구조조정'(pre-ARS)제도를 실시한다.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기업이 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전에 법원의 조정절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예방'에 방점을 찍는다.

정준영 회생법원장은 16일 회생법원에서 열린 pre-ARS제도 설명회에서 "대규모 기업은 이해관계가 다양해 채무 조정이 법원에 가기 전에 사전에 협의 되는 절차가 더 중요하다"며 제도 도입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미 시행중인 자율구조조정(ARS)제도는 회생 신청을 전제로 운영된다. 신청 자체로 일종의 낙인 효과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회생법원은 회생신청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기업이 이해관계인들과 자율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pre-ARS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절차는 신청부터 협의까지 기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공개 절차로 진행한다.

정 원장은 "재정적 위기 기업이 정직하게 재무 상황을 공개하고 채권자들과 신뢰 속에 사전조율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생법원은 하이브리드 구조조정 제도 역시 5월부터 동시 시행한다. 하이브리드 구조조정 제도는 기촉법상 공동 관리절차(워크아웃)와 채무자회생법상 회생절차를 결합해 함께 진행하는 구조조정 절차를 말한다. 워크아웃 제도는 금융채권 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을 핵심으로 하지만, 워크아웃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렵거나 채권자가 많아 회생절차 진행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에 두 제도의 장점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구조조정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정 원장은 "워크아웃과 회생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회복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선제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며 "궁극적 목표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 회복이다. 5월부터 시범 운영 후 성과에 따라 입법적 노력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