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2025.02.24./사진=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가태 관련 수사가 정리된 후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조사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수사 진행 계획을 짜놨는데 비상계엄 이후 중단된 상태"라며 "지금 당장은 비상계엄 수사를 정리하고 이후 잠시 멈춘 채 상병 사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비상계엄 사건 수사에 공수처 검사들이 전원 투입돼서 일하고 있는 만큼 정리가 필요하고 상황을 보고 채 상병 사건을 재개할 것"이라며 "비상계엄 사건 수사가 완결되고 채 상병 수사가 시작되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정리된 시점에 재개할 것"이라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공수처는 경찰 고위 간부, 군 간부 등의 수사를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비상계엄 관련 수사가 마무리될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비상계엄 관련 고위 공직자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경우 채 상병 관련 수사도 병행해서 진행할 수 있는지 묻자 "현시점에선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채 상병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잃었지만 공수처가 기소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판사와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공무원 이외의 사건을 기소할 때는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청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지위를 잃으면서 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검찰에 증거물을 비롯한 수사 자료를 넘겨야 한다.

윤 전 대통령 소환 조사 가능성을 묻자 공수처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도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며 "소환이나 절차 관련 내용은 수사팀 판단이라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이날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을 지명한 것과 관련, 공수처 관계자는 "작년 9월 이후로 공수처 신임 검사 임명 관련해선 변동사항이 없다"며 "여전히 일곱분은 미임명 상태"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계속해서 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신임 검사를 신속하게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모두 25명으로 규정됐으나 헌재 재직 중인 공수처 검사는 14명에 그치고 그중 수사를 맡는 검사는 7명에 불과하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부장검사 2명, 평검사 5명 총 7명의 신임 검사 임명을 윤 전 대통령에게 제청한 바 있다.

한편 공수처는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선 "수사 진척이 전혀 없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