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 2월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뉴시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28일 대장동 의혹 민간업자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내내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씨 등에 대한 배임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었다.

정 전 실장은 검찰이 주신문을 시작하자마자 "(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방어권 차원에서 일체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한 뒤 모든 대답을 거부했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돼 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정 전 실장은 수사 단계에서 작성한 진술조서가 사실대로 기재된 것인지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정 전 실장이 계속해서 증언을 거부하며 급기야 유 전 본부장의 임명 날짜도 진술하려 하지 않고 재판부가 "증인 (재판)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었다. 정 전 실장은 증언을 거부한 이유로 검찰 증인에 대한 낮은 신뢰도, 언론 보도 등을 꼽았다.

정 전 실장은 "백현동 사건 1, 2심에서 검찰로부터 증인신청을 요구받았다. 1심에선 나가려 했는데 검찰이 '다른 재판 받고 있는데 굳이 나올 필요 있냐'고 해서 안 나갔다"며 "본인들 필요할 때는 안 나와도 된다고 했다. 전체적인 (검찰) 증인 신청과 관련된 제 신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로 어떤 증언을 해도 언론에서 제가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비틀어 쓴다"며 "어떤 증언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재판을 직접 받는 사건에서는 성실히 답변 중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이 오전에 이어 오후 재판에서도 지속해서 답변을 거부하면서 검찰이 끼어들어 "증인으로 성의를 다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1일 직전 공판에도 출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치과 진료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기일엔 출석했지만 증언을 거부했다.

유 전 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민간업자들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