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이 지난해 12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 굳은 표정으로 다른 증인들의 증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당시 주요 정치인 체포조 임무를 맡은 국군 방첩사령부 장교가 '수갑·포승줄 등을 사용해 이재명·한동훈·우원식 신병 확보하라'는 지시받았다고 증언했다.

신동걸 방첩사 소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의 심리로 5일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소령은 김대우 당시 방첩사 수사단장으로부터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직전인 지난해 12월4일 오전 0시38분쯤 그룹 통화를 받았다고 답했다. 신 소령은 국회로 이동하던 차 안이었다.

신 소령은 김 단장으로부터 "현장 병력과 경찰로부터 신병을 인계받아서 포승줄, 수갑을 채워 신병을 보내라"는 지시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현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우원식(국회의장) 3명 검거에 집중하라는 취지의 지시가 앞서 있었고, 직접 검거가 아니라 신병을 인계받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출동 인원 팀을 지칭할 때 체포조라고 말한 게 맞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는 "체포조나 임무 얘기는 없다가 마지막에 '체포조 출동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신 소령은 당시 체포조 임무를 위해 보급받았던 장비가 무엇인지도 증언했다. 백팩 안에 방검복, 수갑, 포승줄, 장갑, 삼단봉 등이 담겨있었다고 했다.

변호인 측이 '위법한 일인데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했냐'고 묻자 "어떤 혐의로 체포한다는 것이 없었고 저희는 민간인에 대한 수사권이 제한돼 있다. 어떤 것도 확인되는 게 없었던 상황에서 김 단장의 구체적 지시가 있었던 것"이라며 "일단은 어떤 임무인지는 모르지만 북한과 관련해서 전방에서 상황이 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는 거고 그 외의 다른 상황일 수도 있는데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준비는 해두자란 마음으로 판단해서 움직였다"고 했다.

이어 "(당시) 막연하게 '현직 국회의원 야당 대표이고, TV에 나오는 그런 사람인데 (혐의 등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무슨 혐의로 모르는 상태에서 체포가 가능할까'하고 의문을 가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