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하려 한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소환 조사에 응하기 위해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했다.

내란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오전 9시56분쯤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장관은 취재진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 여전히 부인하냐', '부하 직원들이 상반된 진술 내놨는데 입장은 어떤가', '오늘 조사에서 어떤 점 소명할 계획인가', '안가 회동에서 사후 계엄 수습 논의했나'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대답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받고,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경찰로부터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하라"며 이를 실행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이 전 장관은 단전·단수 조치를 하려고 한 적이 없고, 윤 전 대통령에게 이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계엄에 가담·방조한 혐의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지난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증언한 내용이 허위인지도 살필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탄핵심판에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조치를 구두로라도 지시받은 적 있습니까'라는 질의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소방청장에게 전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실(집무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게 있다. 그 쪽지 중에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계엄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 대부분이 돌아간 뒤 한 전 총리와 문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포착된 CCTV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 문건에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밖에 특검팀은 안가 회동 의혹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안가 회동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안가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회동을 가지며 비상계엄 사후 대책 마련 등을 논의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단전·단수 의혹 관련 지난 17일 이 전 장관 주거지와 소방청, 서울경찰청 경비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후 이영팔 소방청 차장, 허석곤 소방청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