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 처리에 2년 가까이 걸려 신속한 수사·처벌을 원하는 국민감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경찰에 산업재해 사망사고 등을 도맡아 처리할 수 있는 전담팀 설치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장관의 보고를 받고 "사람이 일하다 죽는 사건은 단순한 게 아니다. 일하다 죽는 사건은 대부분 명백한 과실이 있는 것 아니냐"며 "산업안전 수사는 산업안전법도 숙지해야되고 수사노하우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정 장관은 이날 "최근에 중처법으로 처리된 30건과 관련해 수사단계에서 검찰 송치까지 418일, 검찰이 기소하는 데까지 200일이 걸렸다"며 "중대재해나 산재 관련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원하는 국민일반 정서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연의) 원인은 기업의 보건안전시스템 전반을 살펴야하고 실질적인 지배구조가 어떻게 돼있는지 (파악해야 되기) 때문에 다량의 압수수색이나 사건관계인이 많아 (사건처리가)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며 "(중처법) 시행 초기라 여전히 법원의 판례나 수사기법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장관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중처법 사건을 전담해 지휘하는 검사를 지정, 사건 초기부터 노동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사건 쟁점과 수사방향을 정리해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돕고 근로감독관을 대상으로 중처법 처리, 수사노하우 등을 교육하고 있다.

정 장관은 "법무부는 중처법 구형기준을 마련해 엄정시행하고 있는데 법원은 지금 관련 양형기준이 없다"며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양형기준을 (만들어달라) 강력히 요청하는 등 관련자들이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