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소환에 불응할 경우 강제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문홍주 특검보는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에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다시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냈다"며 "이마저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체포영장을 청구할 때 소환요구 불응 횟수가 주요한 요건은 아니다"라며 "소환 통보 이후 출석에 불응할 우려가 분명한 경우에 한해서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 사안까지 보면 내일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당연히 출석에 불응할 우려가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날 오전 소환 통보했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팀에 구속된 이후 건강상 이유 등을 들며 자신의 형사 재판과 소환 조사에 불출석하고 있다. 내란 특검팀은 세 차례에 걸친 강제 인치까지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 수용실에서 나오기를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서울구치소 측은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물리력까지 행사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 등으로 윤 전 대통령 건강이 악화했다는 소식에 대해 관계자는 "구치소로부터 윤 전 대통령 건강과 관련해 어떤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고 내란 특검팀에서 불렀을 때도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집사, 도주 의사 없다는 의견서 제출… 목걸이 발견된 김 여사 오빠 장모 소환 조사도

[김건희 집사 김예성 씨의 아내 정 모 씨가 23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으로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같은날 오전 '집사 게이트' 주요 피의자 김모씨로부터 도주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받았다. 의견서엔 김씨 아내 정모씨와 김씨 본인 출국금지를 차례로 풀어준다면 그 이후 출석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검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출국금지를 해제해줄 의사는 없다"고 했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집사를 자처한 김모씨가 대주주였던 회사에 대기업 등이 180억원 상당을 투자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영향력이 없었다면 해당 회사에 180억원이 투자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와 그의 장모도 지난 28일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 김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이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하다 김씨 장모 집에서 목걸이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해외 순방 당시 착용한 6000만원대 목걸이가 본인 소유 여부로 재산이 신고됐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해당 목걸이가 김씨 장모 집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를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소환해 조사한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부터 약 25차례에 걸쳐 8000만원 상당을 받고, 이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