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8.8./사진=뉴스1

조태용 전 국정원장(전 국가안보실장)이 피의자 조사를 위해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에 다시 출석하며 "진실에 입각해 제 기억을 가지고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원장은 8일 오전 9시42분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채 해병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 관련해서 진술 없었다고 했는데 갑자기 말을 뒤바꾸신 이유가 무엇인지' '윤 전 대통령 지시가 어떤 게 내려왔는지' '수사 외압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받겠다" "올라가서 사실대로 다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채 해병 특검팀은 이날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재진행한다. 임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윤 전 대통령 격노 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 맞는지' '사건 기록 이첩 사실 알게 됐을 때 윤 전 대통령이 전화로 화낸 것 맞는지'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 전 원장은 지난달 29일 특검팀에서 피의자 조사를, 임 전 비서관은 지난달 25일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조 전 원장과 임 전 비서관은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다.

조 전 원장과 임 전 비서관 모두 지난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VIP 격노설이 불거진 지 2년 만에 진술이다. 당시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전 경호처장)을 제외한 5명 모두 윤 전 대통령 격노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VIP 격노설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비서관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로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격노했다는 의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조 전 실장과 임 전 비서관을 남긴 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02-800-7070'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나. 그동안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왜 업무를 이렇게 처리했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기록이 경찰에 이첩된 이후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