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김건희 여사를 태운 법무부 호송차가 18일 오전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이 설치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를 구속한 뒤 두 번째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김 여사는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조사 내내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정희 특검보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피의자 김건희씨는 오전 9시43분 조사장소에 도착해 오전 10시에 조사를 시작했고 오전 11시42분에 조사를 종료했다.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오 특검보는 "오전 조사내용은 공천개입, 선거개입 관련 내용이었고 오후에는 도이치모터스 부분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지난 14일 구속 후 첫 특검 조사에서도 조사 초반 자신의 소회를 밝힌 후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날 선거·공천개입 의혹 중 여론조사 부분을 집중해 물었고 김 여사가 진술을 거부해 조사 시작 4시간여 만에 조사를 마쳤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수감 중인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에 탑승해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고 2차 조사때와 마찬가지로 별도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곧바로 특검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집사 게이트' 의혹의 핵심인 김예성씨와 '통일교 사업청탁 의혹' 관련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김 여사와 같은 시간에 특검에 출석한 데 대해서는 "우연히 (시간이) 겹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오 특검보는 '김 여사와 김씨의 대질신문이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대질조사는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전씨에 대해 오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냐'는 질문엔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공천개입 의혹은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정치브로커인 명태균씨에게 무료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같은해 6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명씨와 가까운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전략공천되도록 도왔다는 의혹이다.

앞서 특검은 명씨와 김 전 의원을 불러 조사했고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도 조사했다. 윤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을 공천하라는 취지의 전화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 12일 오후 11시58분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4시간20분간 진행한 결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