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교단 2인자' 정모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교단 2인자와 무속인 전성배(건진법사)씨의 측근으로 이른바 '법조 브로커' 역할을 한 인물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통일교가 교단의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정모 전 통일교 천무원 부원장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사무실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8일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된 이후 12일 만이다. 정 전 부원장은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국내로 귀국한 이후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정 전 부원장은 한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조직 내에서 2인자로 불린 인물이다. 그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교단의 현안을 청탁하기 위해 2022년 4∼8월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지난 18일엔 구속기소 됐다. 그는 조사에서 전씨에게 명품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윗선 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날 전씨의 측근으로 이른바 '법조 브로커' 역할을 했던 이성재씨도 불러 조사했다. 그는 지난 1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씨는 수사 무마·재판 편의 등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전씨와 연결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전씨는 서로 2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로 2023년 12월~지난해 12월 1년 동안 총 193차례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자주 소통하던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2023년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모씨로부터 5억원을 받고 전씨에게 김씨의 수사 무마·재판 편의 청탁을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비상장 주식 투자 리딩방을 운영한 인물이다. 그는 2022년 8월~12월 475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153억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비상장 주식이 곧 상장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과거에도 거짓 인맥을 내세워 사기 혐의로 기소돼 3차례나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정원 직원과 친분이 있다" "검찰청 검사장을 안다" 등 실제 존재하지 않는 고위급 인맥을 과시하면서 피해자들로부터 수억 원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에 대한 2차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조 대표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집사게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예성씨가 관여한 IMS모빌리티가 2023년 대기업으로부터 이른바 '대가성 투자'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가 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으로부터 투자금 184억원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의 친분을 이용했다는 것이 골자다. 특검팀은 기업들이 오너리스크나 형사 사건에서 편의를 제공 받으려는 의도로 투자를 집행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