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1주기인 지난4월1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서 가족들이 소원 띠를 걸고 있다./사진=뉴스1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구조가 미흡했다며 피해자 유족이 국가와 해경지휘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의 항소심에서도 국가의 책임만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2부(부장판사 염기창 한숙희 박대준)는 20일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됐지만 조치가 늦어져 숨진 고(故) 임경빈 군 유족이 국가와 해경지휘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선고에서 항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국가가 피구조자를 신속하게 이동시킬 의무가 있음에도 신속하게 하지 않아 원고들은 실낱같은 아들의 생존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면서 다만 구조 당시 생존가능성이 낮아보였다는 등의 여러 사정을 감안해 국가가 유족 3명에게 줘야 하는 손해배상금액으로 각각 1000만원을 인정했다.

다만 해경지휘부 공무원들의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공무원이 공무 수행 중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고의나 중과실일 때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면서 "공무원의 중과실이란 약간의 주의만 한다면 손쉽게 위법한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 때 즉 거의 고의에 가까운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심 법원 판결에서는 국가가 원고들에게 각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고 해경지휘부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2심 법원 역시 항소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만 인정했던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임군의 모친 전인숙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임군이 발견된 후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해경이 구조를 지연시키고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임군이 참사 당일 현장 지휘함에 인계돼 헬기 이송을 기다렸으나 이송 시기를 놓쳐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병원에 도착해 숨졌으므로 해경지휘부에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